여의도통증클리닉
여의도 통사의원
sub1_menu


 로그인  회원가입

What do I think?
관리자  2007-07-27 12:47:32, 조회 : 30,966, 추천 : 4432
- Download #1 : file3.hwp (0 Byte), Download : 247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한다.  
                                                      
필자는 언제부터 생각하기 시작했으며, 그 생각을 실천하는 내 삶의 길을 걷고 있는지, 또는  남의 발자국만 따라 눈길 걸을 때처럼 무작정 앞으로만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1976년 봄 필자가 전문의 자격을 받고 대학교실 문을 나서는 순간 찡하고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지금부터는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구나하는 두려움이었다.

전문의가 되는 순간 가슴이 텅 비어 진 공허함과 외로움이 덮쳐 왔던 것이다. 수련 받을 때에는 전문의 자격증에 대한 기대감이 제법 컸으련만, 전문의 자격증을 받아들고 막상 교실 문을 나서는 기분은 졸업이 아니고 퇴출당해 쫓겨나는 기분뿐이었다.

수련기간 동안에는 시계 속의 톱니바퀴처럼 틀에 박힌 일에만 매달리다보니 생각하고 따져 볼 여유도 가져 보지 못하고 4년이란 세월을 훌쩍 넘겼다고 느껴졌다.

수련기간에는 자신의 의지나 생각과는 상관없이 계획된 프로그램에 맞추어 반복된 일에 매달리다보니 머리와 몸에 못 박히듯이 굳은살이 되어 남은 것이 전문의 자격증이었나 싶다.

그 수련 프로그램에는 어느 누구의 뜻 깊은 사상이나 따뜻한 애정이란 들어 있지 않았고 오직 입력된 차가운 명령어만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우리 임상의들에겐 선배나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나, 후배,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찾기 힘들다.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의 관계는 없고 동업자와 경쟁자의 관계만 남아 있을 뿐이다.

교과서에는 진료를 하는데 위험 요소들이 많이 열거되어 있고 이러한 요소들은 피하도록 되어 있을 뿐, 어떠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하라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한 교과서는 없었다.

수련기간에는 위험요소가 있는 환자를 만나면 무조건 선배의 뒤로 피하면 해결되었고, 외과 의사들과  말싸움에서 이겨서 위험한 수술을 피할 수만 있으면 임무는 완수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전문의는 현실을 피해가며 살 수 없고, 오로지 적극적인 대처로 극복해 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란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나는 잠 못 이루며 고민하는 나날이 많아졌다.
그 때부터 홀로 서기를 위한 많은 준비가 필요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수술마취는 전신마취에만 의존하지 않고, 부분마취(regional block)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내가 오늘에 이르러 통증클리닉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5. 18. 광주 민주항쟁으로 유혈사태가 있던 1980년 5월에 필자는 사건 현장인 국군광주통합병원에 근무 중인 전문의 5년 차 군의관이었다. 그 때에 비로소 교과서적인 진료에만 매어 달릴 수 없는 상황들이 수 없이 발생했다.

흉부나 복부의 총상으로 출혈이 심해 혈압이 잡히지도 않는 응급 환자가 자주 발생하고 혈액공급도 원활치 못한 상황이었고 팔다리에 총상 입은 환자도 많았다.

수술실에 EKG Monitor가 있거나 Ventilator달린 마취기도 없는 상태에서 이런 환자들의 마취에 임해야하는 초보전문의들이 할 수 있는 얘기는 환자상태가 나빠서 마취하기가 곤란하다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교과서적인 사고를 떠난 진료가 있었기에 대량출혈로 생명을 잃을 뻔했던 환자들은 수술을 받고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수술환자가 많아서 미처 수술실까지 가지 못한 수많은 환자들은 병실이나 복도에서 신경차단으로 간단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었다.
  
필자가 의사와 같은 전문인을 1) mocking bird type  2) cook book type 3) mastery type으로 구분 할 수 있는데, 내 위치는 어디에 속하는가를 생각해보자고 한 일이 있다.

응급실에서 폼 잡고 있는 intern(인턴)선생들을“mocking-bird”(앵무새)에 비유한다면 실례가 될지 모르지만, 옛날 얘기하나 해본다.

지금은 의과대학교수가 되신 분인데, 70년대 초에 마취과에 근무를 할 때의 얘기이다. 마취과근무를 마칠 때쯤 되어 그 인턴선생이 전신마취환자의 기관내삽관(intubation)을 자기에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해서 흔쾌히 맡기고 옆에서 지켜본 일이 있었다.

그 인턴선생이 후두경(laryngoscope)을 입에 집어넣더니 후두를 들여다보지도 않고 삽관tube를 입에 밀어 넣는 것이 아닌가? 그 당시 그 선생의 얘기는 자기는 마취과를 할 것도 아니고 별로 관심도 없는데, 그저 과정에 들어 있으니까 근무할 뿐이라고 했다.

몇 개월 후에 응급실을 지나다가 그 인턴선생이 기관내삽관(intubation)해놓은 환자의 코에 산소 줄을 꼽아놓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이 얘기는 누구의 비난꺼리나 꾸며 낸 픽션이 아니다.

이건 우리의사들의 성장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얘기이고 누구나 상황은 다르지만 유사한 경험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성장이 어느 수준에서 멈추어 있는가하고, 자기의 성장이 멈춘 점을 인식하느냐하는 점이다.

수련의 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성장이 멈추어버린 사람들을 Cook-Book style이라고 한다. 교과서에서만 너무 집착하여 자기의 주장이나 생각을 평생 가져 보지 못하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 진료방법에 대한 자기지론이 없다.

학회나 개원의들의 연수강좌에 특강하러 나온 명사들 중에도 더러 그런 사람을 볼 수 있다. 강의내용은 책 몇 장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것들을 책에서 베껴온 것들에 불과하다.

참신한 연구 결과나 새로운 정보를 전달해야 할 자리에서 자신의 의견은 없이 남의 생각만을 전달하는 사람들은 지적성장은 오래 전에 멈추었고 오히려 퇴화되어 가고 있는데, 정작  본인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언젠가 강의가 끝난 후 그러한 내용들을 임상에 얼마나 적용해보았느냐는 질문에 자기네 병원에서는 아직 해보지 않았지만 선진국에서는 많이 하고 있는 추세라는 강사의 답변이었다.

이처럼 성장이 멈추어버린 사람들은 본인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것이 모르고 있고, 경륜과 관록만 내세워 어디에 가나 똑같은 내용의 예기만 열심히 하고 있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경제 속담을 실감나게 한다.

강의에 자주 나가는 사람들은 대중가수가 자기 히트 곡 부르듯이 어느 강의에서나 단골제목을 들고 나와 듣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세 자리 반이란 속담도 모르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주입식 교육에 길들어 왔고, 죽도록 암기에 매달리려야하는 의학과정을 마친 사람들이다. 암기해놓은 지식에는 이자가 붙지 않는. 오히려 세월이 가고 경륜이 늘어 갈수록 잊혀져가고 낡아서 쓸모없는 죽은 지식이 되어간다.  

암기해놓은 지식으로 말하면 금방 새로 태어난 새내기 전문의보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저장만 해놓고 아끼다보면 먼 세월 후에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줄어들 어 있을 것이다. 암기했던 지식은 자주 꺼내어 up-grade시켜주고 묵은 것들은 솎아서 폐기시킬 줄도 알아야한다.

교실을 떠난 지 25년이 지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남은 앞날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설계해본다. 초라하게 늙어 가는 노 의사로 남을 것인지 또는 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로 인정받는 원로의사가 될 것인지 생각해보아야 하겠다.

오늘의 현실에 만족하지 말고 창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노력하며, maestro(달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날까지 몸은 늙어갈지라도 생각만은 항상 젊음을 유지하며 살아보도록 하자.
                                
                                                           2001. 2. 18      


  추천하기   목록보기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What do I think?    관리자 2007/07/27 30966
Notice  여의도통사의원 진료시간 안내    오성웅 2016/01/16 27824
Notice  여의도통사의원 비급여 비용 공지    오성웅 2016/01/12 20867
56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그린다......!    관리자 2007/07/19 18497
55  의사는 환자에게 과실이 없다는 재판부의 의료분쟁에 대한 판결문    최중립 2009/04/30 18455
54  통증의학의 평준화를 위해서 노력하는 모임에 대해서    최중립 2014/01/20 18399
53  통증사냥법 제 4판을 내면서 !    최중립 2014/05/21 17646
52  홈페이지 의료정보 공개범위 안내.    오성웅 2016/10/22 17624
51  여의도통증클리닉이 여의도통사의원으로 새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성웅 2016/01/07 17046
50  황당스러웠던 boulinus toxin의 주사효과에 대한 소송판결...    최중립 2009/01/01 16261
49  통증치료를 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 진즉 알았더라면!    최중립 2011/01/05 16008
48  이루어지지 못할 꿈이라도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  [2]  최중립 2013/03/06 15796
47  젼남의대 어느 후배에게 !    최중립 2014/11/11 15274
46  통증클리닉 개원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자.    최중립 2008/08/31 15031
45  홈페이지가 개편되었습니다.  [1]  운영자 2007/07/02 14996
44   실패의 진정한 의미    최중립 2009/11/27 14932
43  환자를 진료의뢰할 때에는.....!    최중립 2012/05/01 14893
42  의료사고 입증책임 의료인 전환?    최중립 2009/08/02 14848
41  의사에겐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는 것인가?    최중립 2013/04/29 14493
40  언제쯤이면 환자들이 안심하고 통증치료 받을 수 있을까 ?    최중립 2009/03/01 14371

    목록보기   다음페이지 1 [2][3]
       

Copyright 1999-2026 Zeroboard / skin by zero